한국인의 행복감 결정요인*10) 신승배(Shin, Seungbae)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연구교수 sbsin0314@hanmail.net 국문요약 이 연구는 한국종합사회조사(KGSS) 2012년 자료를 이용하여, Easterlin과 Sawangfa(2009) 가 연구한 행복감과 삶의 영역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근거로 한국인의 행복감 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을 검증하고자 하였다. 분석결과 한국인의 행복감은 행복을 둘러 싼 삶의 각 영역(일, 가정생활, 가계경제)에 대한 인식에 의해 더 잘 설명되며, 행복감에 인과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모형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주관적 계층의식이 유의 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, 영역별 만족도 가운데 가정생활만족도가 특히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. 이것은 개인이 한국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 는가 하는 심리적 요인이 행복에 중요한 인과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, 우리가 살면서 행복 감을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가정의 행복이라는 것임을 의미한다. 핵심용어: 한국종합사회조사, 행복감, 영역별 만족도, 일, 가정생활, 가계경제 * 이 논문은 2014년 정부(교육부)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(NRF-2014S1A5B8062069). 본 논문의 초고는 2015년 6월 20일 서강대 철학연구소에서 열린 국내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. 세심한 논평과 유익 한 제언을 해주신 심사위원 세 분께 감사드린다. 사 회 과 학 연 구 사회과학연구 2015; 41(2) Journal of Social Science Vol.41, No.2, 2015; 183-208 http://dx.doi.org/10.15820/khjss.2015.41.2.0088 184ㆍ사회과학연구 제41권 제2호 Ⅰ. 서론 최근 우리사회에서 행복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. 행복은 모든 인간이 추구하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이다.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기초했던 토머스 제퍼슨(Thomas Jefferson) 은 ‘생명, 자유, 행복추구권’을 남에게 양도할 수 없는 배타적 권리로 새겨 넣었다. 우리의 헌법 제10조에도 “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,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”라 고 천명하고, 자유권, 평등권과 더불어 행복추구권을 국민의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로 명시 하고 있다. 행복추구권에서 전제되는 행복은 객관화되기 어렵고 단지 추구만 할 수 있는 권리로 이해한다면,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도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다. 고대부 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‘행복’은 많은 학자의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지만, 행복이 무엇인 지에 대한 개념적 정의부터 어떤 상태를 행복한 것으로 볼 것인지,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객관 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. 최근 유엔이 발표한 ‘2015 세계행복보고서’에 따르면 전 세계 158개 국가를 상대로 국민의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, 한국은 10점 만점에 총 5.984점으로 47위를 기록해 그런대로 괜찮은 성 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. 이 조사는 GDP, 기대수명, 갤럽이 실시한 사회보장에 대한 인식과 선 택의 자유, 부패 등에 대한 세계여론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한 것이다. 행복을 측정하는 초기의 지표들은 모두 객관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적인 것이었다. 특히 사 회발전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 GDP는 국민의 물질적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 국가의 행복수준을 나타내는 객관적 지표로 지금까지 활용되고 있다. 하지만 최근 경제성장 위 주의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면서 기존의 대표적 경제지표인 GDP가 국민의 행복 도를 적절하게 반 하지 못한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. Easterlin(1974; 1995)은 후진국과 선진국,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등 30개 나라의 행복감을 측정 했다. 그 결과 경제 발전 단계와 사회체제와는 상관없이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높은 행복감을 나타냈지만, 일정 시점이 지나면 소득 수준이 더 높아져도 행복감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해 경제규모나 소득수준이 반드시 국민 행복감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‘이스털린 역설 (Easterlin Paradox)’을 주장하고 GDP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. Stiglitz 외(2009) 역시 GDP와 같은 경제적 수치보다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강조하고 GDP지표의 대안이 될 만한 적 절한 웰빙 지표를 개발해서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(우성대, 2014). 차 용진(2013)은 이러한 GDP에 대한 비판에 대해 국내총생산이 한 국가의 경제력은 측정할 수 있 지만 국민의 행복감이나 사회발전 수준 등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할 수